필로티 구조의 건물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이후의 일이다.
1층을 주차장으로 개방하고 상층부를 주거나 업무 공간으로 올리는 이 구조는
도심 내 토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편리함 뒤에는 오랫동안 아무도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았던 공간이 있다.
바로 필로티천정이다.
발주 단계에서 이 공간의 안전성을 제대로 설계에 반영하지 않으면,
완공 이후 화재 확산 경로가 되거나 지진 하중에 취약한 천장 붕괴 지점이 된다.
그리고 그 책임은 고스란히 발주처와 설계자에게 돌아온다.
왜 필로티천정은 안전 사각지대가 되는가
필로티천정은 구조적으로 외기에 직접 노출되는 하부 천장면이다.
건물 내부 천장과 달리 기온 변화, 습기, 바람, 차량 매연에 상시 노출되며,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연기와 불꽃이 이 공간을 타고 빠르게 상층부로 번질 수 있다.
문제는 이 공간을 설계할 때, 많은 발주처와 설계사무소가
'외부 공간이니 마감재 기준이 내부보다 느슨해도 된다'는 인식을 암묵적으로 갖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상당수 현장에서 필로티천정에 적용되는 자재는
단가 절감을 이유로 KS 인증 없이 유통되는 중국산 금속 천장재나 마감재인 경우가 있다.
중국산·미인증 자재는 내식성과 도막 품질이 국산 인증 제품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외부 노출 환경에서 2~3년이 지나면 부식이 진행되고,
패널 자체의 강도가 저하되면서 행거와 연결부가 느슨해진다.
내진 하중이 가해질 경우 이 연결부가 먼저 무너진다.
중국산 자재를 선택하는 순간, 이미 붕괴 시나리오의 첫 페이지를 쓴 것과 다름없다.

반면 KS 인증을 보유한 국산 금속천장재는
도막 품질, 재료 성분, 치수 정밀도 등이 모두 규격 범위 내에서 관리된다.
이 차이는 단순히 브랜드의 문제가 아니라, 건물이 오랜 기간 안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발주 단계에서 화재안전성능보강과 내진 검토를 동시에 잡는 법
발주 단계에서 이 두 가지를 따로따로 검토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화재안전성능보강 지원 사업과 내진 보강 의무는 동일한 시점에, 동일한 자재 선정 결정으로 함께 해결될 수 있다.
구체적인 접근 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 화재안전성능보강 지원 사업 해당 여부 먼저 확인
공공건물과 공동주택을 포함한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은 화재안전성능보강 사업의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사업의 핵심은 기존 건축물의 내화 성능을 보완하는 것인데,
필로티천정은 화재 확산 경로로 분류될 수 있어 이 사업의 검토 대상에 직접 포함된다.
발주 담당 공무원이라면 설계 도서 작성 이전에 해당 사업 신청 요건을 먼저 검토하는 것이 순서다.
② 내진 설계 의무 범위와 천장 구조 기준 대조
건축 관련 법령상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은 내진 설계가 의무화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천장 구조까지 포함된다.
특히 필로티 구조처럼 1층이 개방된 건물은 상층부 하중이 집중되는 구조적 특성상
천장 고정 시스템이 일반 건물보다 더 높은 내진 성능을 요구받는다.
설계사무소는 구조 설계 단계에서 천장 행거 간격, 앵커 방식, 보강 바 사양을 명시해야 하며,
발주처는 이를 설계 도서 납품 기준에 명확히 포함시켜야 한다.
③ 천장 시스템 자재를 단일 검토 항목으로 통합
화재 성능과 내진 성능을 동시에 만족하는 천장 시스템을
발주 단계에서 하나의 패키지로 지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내진 성능을 갖춘 바 시스템—예를 들어 내진DMC바—위에 KS 인증 금속천장재를 시공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SDMC금속천장재나 DMC금속천장재처럼
KS 인증을 보유하고 국산 원단으로 제조된 제품은 이 통합 검토의 기준점이 된다.
자재 하나하나를 따로 검토하면 누락이 생기고, 조달 단계에서 미인증 제품이 슬쩍 끼어들 여지가 생긴다.

④ 공공조달 경로에서 KS 인증 여부를 우선 필터로 설정
학교장터(S2B) 등 공공조달 플랫폼을 활용하는 경우,
KS 인증 보유 여부를 자재 선정의 최우선 필터로 설정해야 한다.
발주 공고 단계에서 '관련 KS 규격 인증 보유 제품에 한함'이라는 조건을 명시하는 것만으로도,
미인증 중국산 제품이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이 조건이 없으면 최저가 기준으로 미인증 자재가 낙찰될 가능성이 생기고,
화재안전성능보강과 내진 의무를 충족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발주처가 놓치기 쉬운 리스크 3가지
발주 단계에서 자재 선정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담당자가 많다.
아래 세 가지 리스크는 실제 현장에서 반복되는 패턴이다.
리스크 하나. 설계 도서에 자재 성능 기준이 빠진 경우
설계 도서에 '금속 천장재 설치'라고만 명시하고,
내화 등급, 내진 성능, KS 인증 요건이 빠져 있으면 시공사는 가장 저렴한 자재를 선택할 권한이 생긴다.
이 빈틈이 결국 미인증 자재 시공으로 연결된다.
발주처가 도서 검토 단계에서 이 항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리스크 둘. 화재안전성능보강 지원 신청을 준공 후로 미루는 경우
이 지원 사업은 신규 발주 단계에서부터 요건을 반영해야 원활히 적용된다.
준공 이후 보강 공사로 접근하면 비용이 수 배 이상 증가하고,
이미 완성된 필로티천정 구조를 해체·재시공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리스크 셋. 내진 보강과 천장 마감을 별개 공종으로 분리 발주하는 경우
내진 보강 공종과 천장 마감 공종을 따로 발주하면,
각 공종이 서로의 성능 요건을 인지하지 못한 채 시공된다.
내진DMC BAR 위에 SDMC금속천장재를 설치하는 구조라면,
두 시스템이 연동되는 방식으로 하나의 설계 패키지로 묶어야 한다.
분리 발주는 인터페이스 오류를 만들고, 이는 곧 안전 결함이 된다.

발주 단계의 결정은 건물이 존재하는 수십 년 동안 그 안에 머무는 사람들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필로티천정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공간이지만, 화재와 지진 앞에서는 가장 먼저 반응하는 구조 요소다.
KS 인증을 갖춘 국산 금속천장재—DMC금속천장재 또는 SDMC금속천장재—를
KS경량철골 및 내진DMC바 시스템과 함께 설계 도서에 명확히 반영하고,
화재안전성능보강 지원 요건과 내진 의무를 발주 단계에서 하나의 체크리스트로 통합 검토하는 것.
이것이 발주 담당자가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안전 설계다.